|
 |
|
| ⓒ e-전라매일 |
|
필자는 2000년 초 유럽을 여행하던 중 문화의 재탄생이라고 격찬하는 중세 르네상스의 진원지인 ‘피렌체’(Firenze)를 여행하면서 ‘메디치’가문의 헌신과 도덕적 의무에 깊은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피렌체는 이탈리아의 중부 토스카나주의 주도州都로써 교통의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의 걸출한 예술작품과 건축물들로 도시 전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이요, 박물관이라고 표현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유서 깊은 도시이다. 피렌체 여행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예술작품이나 건축물 등 많은 유적들은 물론이려니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브르넬레스키, 단테, 마키아벨리, 갈릴레오 등 문화 예술의 세계적 거장들을 배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메디치 가문의 탁월함을 들 수 있을 것이다.
14 ~ 15세기 르네상스의 전성기를 거쳐 18세기 중반 가문이 몰락할 때까지 300여 년에 걸쳐 제약과 금융업으로 축적한 부를 통하여 수많은 예술과 문화를 후원함으로써 문예 부흥이라는 지칭을 훨씬 넘어, 16세기 종교개혁과 더불어 유럽 근대화의 첫 장을 여는 의의를 갖게 되는 현란한 문화를 꽃피우는데 그들의 삶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 천년을 지탱해온 철학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것은 ‘혜택 받은 자들의 책임’, 또는 ‘특권계층의 솔선수범’이라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는데. 메디치가의 명문가 사람들이 지향한 삶의 원칙은 단순한 도덕적 실천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자신들이 이 세상에 태어난 의미와 보람을 찾는 상생의 가치관에 뿌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정신문화와 인본주의적인 한 단면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혼란에 빠져 허둥대고 있다. 정치도 정치인도 없다. 기대고 털어놓을 만한 어른도 없다. 선비정신 또한 이미 실종된 지 오래다. 국민적 화합과 통합도 도출해내지 못하고 불신과 내로남불로 일관하고 있다.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은 이제 모든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존경받고 보호받는 믿음과 상생의 가치가 하루속히 정착돼야 할 것이다.
선현들은 일찍이 적선지가積善之家 필유여경必有餘慶이라 했던가, 좋은 일을 많이 한 집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다고 말이다. 정치 지도층이나 특권계층, 영향력 있는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사회정의를 통한 상생의 도도한 물줄기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면을 적셔주기를 기대해 본다.
/이내빈
시인,전북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