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녘 햇살이
천변 수면을 끓인다
아지랑이가 핀다
찌개 속 거품들 걷어내야
칼칼한 맛을 느낄 수 있듯
세제 거품을 걷어내면
물억새가 써 내려간 사연들
제대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밤의 장막으로 흘러들어오는 오폐수
땅의 실핏줄을 타고
슬금슬금 냇물로 흘러든다
그렇게 도도하게 그들이
흘러가는 줄도 모르고
재두루미, 물총새, 물오리들이 모여서
불량 주소지를 읽고 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굴레의 경계에서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있다
▲약력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제133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
시집 『법성포 블루스』(2022)
김삼의당 시·서·화 공모대전 대상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