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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문학산책 <끔찍한 더부살이>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4.12.11 17:00 수정 2024.12.11 05:00

끔찍한 더부살이 - 정은희

 
첫눈이 내린 겨울 아침
엄마는 씻은 쌀 솥에 안치고
불 지피기 전엔
꼭 부지깽이로 아궁이 이맛돌을
톡톡 때리셨지

온기 남아있던 아궁이 속에서
단잠을 자던 생쥐들
놀라 쪼르르 튀어나와
살강 위로 달아나곤 했었지

살강에 올려진 그릇
타 넘어 도망치던 생쥐들
징그러움에 몸서리쳐도
아무렇지 않게 밥 퍼주시면
숟가락 내던지고 징징거렸었지

우르르 천정을 내달리며
얼룩 지도를 그리고
더부살이하던 쥐새끼들
지금도 친해질 수 없는 기억이다


*아호 ㅡ현지 .진주출생
*시의전당문인협회 부회장
*청옥문인협회 신인등단
*청옥문인협회 시화 작품상
*정형시조의 美 부회장
*시의전당문인협회 제3회 작품상
*시의전당문인협회 시화전 입상
*전당문학 7월의 문학상 최우수상
*전당문학 제3호 작품상
* 저서: [생의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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