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감소에도 맞벌이와 자녀 수는 늘어난 전북지역 신혼부부의 삶이 구조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출 부담과 함께 혼인 연령은 높아졌고, 아파트 선호도가 뚜렷해지면서 주택 소유율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호남ㆍ제주지역 신혼부부의 삶'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월 1일 기준 전북지역 신혼부부 수는 2만7,473쌍으로 2019년 3만2,448쌍 대비 15.3% 감소했다. 여기에 14개 시군 신혼부부의 수는 김제지역 11.1%, 완주지역 23.1% 증가하며, 나머지 지역은 감소했다.
혼인 형태별로는 초혼 비율이 71.6%로 감소했고, 재혼 비율은 27.6%로 늘었다. 초혼의 평균 혼인 연령은 남편 32.9세, 아내 30.3세로 모두 상승했으며, 재혼의 경우 남편은 47.7세, 아내는 44.0세로 나타나 전 연령대에서 결혼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특히 아내가 연상인 부부 비율이 모든 지역에서 증가하며 혼인에 대한 사회 인식 변화도 감지된다.
주거 형태 측면에서 함께 거주하는 신혼부부 비율은 83.4%로 증가해, 주거의 안정성과 가족 생활의 실질적 시작이 동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활동 면에서는 맞벌이 부부 비중이 51.6%로 2019년보다 상승했으며, 연평균 소득은 5,496만 원으로 17.4% 증가해 소득 기반이 개선됐다.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가족 소득 확대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출잔액이 있는 신혼부부는 전체의 86.7%에 달했다. 이 중 대부분은 1억~2억 원 사이의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주거 마련에 대한 필요성과 금융 부담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주택 소유율은 48.5%로 감소한 반면, 아파트 거주 비중은 69.9%로 증가해 실거주 수요와 선호가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니온다. 주목할 점은 아내 단독 명의의 주택 비율이 26.2%로 증가해 가족 내 자산 명의 구조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 비중은 62.1%로 4년 전보다 줄었지만, 평균 자녀 수는 1.01명으로 전국 평균인 0.97명보다 높았다. 특히 주택을 소유한 부부일수록 평균 자녀 수가 더 많아, 주거 안정성이 출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육 형태로는 어린이집 이용이 51.0%로 가장 많았으며, 가정양육은 36.5%로 나타나 공공 보육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높음을 시사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 통계를 통해 전북 신혼부부의 삶의 질과 경제적 여건, 자녀 양육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이 자료가 저출산 대응과 주거 안정, 여성 일자리 정책 등 지역 맞춤형 정책 수립에 실효성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