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리고, 이재명 정부가 첫발을 내디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1728만 7513표를 얻어 최종 득표율 49.42%를 기록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은 41.15%다. 이재명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는 8.27% 포인트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4%,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0.98%, 송진호 무소속 후보는 0.1%를 득표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 간의 격차는 8.27%로 대한민국이 극심한 갈등과 분열의 과정에 있음을 방증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최대 과제는 단연 국민통합이다. 진영과 이념, 세대와 지역 간의 균열을 봉합해야 한다. 대선 직후에도 이어지는 각종 갈등과 불신의 골을 메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이 바로 ‘인사가 만사’다. 탕평 인사, 즉 진영을 초월한 인재 등용은 국민통합을 위한 첫걸음이다. 특정 정파나 지역에 치우친 인사는 국민의 반감을 살 수밖에 없다. 인사는 단지 사람을 뽑는 문제가 아니라, 국정 철학과 국정 운영의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이자 실천이다. 대통령 자신이 내세운 ‘실용과 통합의 리더십’은 바로 인사에서부터 증명되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세대 간, 지역 간 균형 있는 인재 기용이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의 우수 인재들이 국정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 출신, 여성, 청년, 장애인 등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도 인재 등용의 주요 원칙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이재명 정부는 ‘모두의 정부’임을 보여줄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 역시 핵심 과제다. 수도권 일극 체제는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은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교육·의료·산업 등 각종 자원의 편중은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5극, 3특 구현으로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그 약속을 실현해야 할 시간이다.
국가균형발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지방대학과 지역 산업을 살리는 과감한 투자, 지방 교통·의료 인프라 확충, 국세의 지방 이양과 같은 재정분권의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수도권에 과도하게 몰린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같은 행정수도 이슈도 다시 꺼내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이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공존하고 상생하는 구조로 전환되어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가능하다.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복합적인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 전환의 흐름을 국가균형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예컨대 첨단 반도체, 바이오, 우주항공,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전략 산업의 육성을 특정 지역에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국 각지의 지역 특성과 연계해 분산시키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이제 공은 이재명 정부로 넘어갔다. 절박한 민심, 분열된 여론,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정된다. 통합과 혁신,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두고 더 이상 실험이나 기회주의적 접근은 통하지 않는다. 분열과 대립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국민의 정부, 진정한 국민 통합의 시대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