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 기준 전북지역의 전체 미분양 주택 수는 줄었지만, 건축이 완료된 후에도 팔리지 않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은 되레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공급은 늘어나고 있지만 실수요는 따라가지 못하면서 지역 주택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5년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북지역 미분양 주택은 전월대비 212호 줄어든 3124호 인 대 반해,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 대비 42.3% 증가한 1049호를 기록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이 완료된 뒤에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주택으로, 일반적으로 시장 수요와의 괴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전국적으로도 준공 후 미분양은 늘고 있다. 5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7013호로, 전월보다 591호(2.2%) 증가했다. 이 중 수도권은 4616호(17.1%), 비수도권은 2만2397호(82.9%)로, 대부분이 지방에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대구(3844호), 경북(3357호), 경남(3121호), 부산(2595호), 경기(2336호) 순으로 많았고, 전북은 1049호로 전국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주택공급 관련 지표는 상승세를 보였다. 전북지역 주택 인허가는 753호로 전년 동월대비 4.1% 늘었고, 누적 인허가는 지난해 2310호에서 올해 4051호로 무려 75.4% 증가했다.
착공 실적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전년 동월 172호에 불과했던 착공 건수는 올해 1333호로 675% 증가하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분양 실적은 극도로 부진했다. 신규 주택 분양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누적 분양도 전년 4337호에서 올해 2503호로 42.3%나 줄었다.
준공 실적도 전년 동월(975호) 대비 3.8% 줄어든 938호였으며, 누적 준공은 4658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했다.
한편, 주택 매매 시장은 다소 주춤한 반면, 전월세 거래는 증가했다. 5월 전북지역 주택 매매는 2375건으로 전월보다 2.4% 감소했고, 전월세 거래는 3766건으로 5.3% 늘어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급은 계속 늘고 있는데 정작 시장에선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분양 부진이 계속될 경우 미분양이 쌓일 수밖에 없어, 보다 정밀한 공급 계획과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