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개관 80주년, 용산 이전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김재홍 관장이 “누구나 참여하고 모두가 함께하는 박물관”을 지향하며 박물관 혁신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재홍 관장은 최근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박물관은 과거 유산을 보존하는 공간을 넘어, 관람객이 능동적으로 감정을 투영하고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관장으로 취임한 김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만 30여 년간 몸담아온 베테랑 큐레이터 출신이다.
올해 그는 용산 이전 2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특별전 ‘새나라 새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직접 기획하며 박물관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조선이라는 새 국가가 형성되던 시기의 제도와 문화, 예술의 기원을 한자리에 조명한 이번 전시는 국내외 691점의 작품을 모아, 규모와 내용 면에서 ‘역대급 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관장은 “조선 전기는 지금의 우리 문화를 형성한 시기”라며 “단순한 형식 중심이 아닌, 시대정신과 사상까지 담아낸 입체적인 전시”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전시 구성 중 ‘화이트 프리즘’ 구역을 언급하며 “백자에 담긴 색과 질감의 흐름이 이 시대의 미학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박물관의 미래 전략도 주목된다. 하반기에는 유물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Connect20’ 전시와 ‘다양성 시대와 박물관의 역할’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박물관을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기억과 사람을 잇는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김 관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박물관 운영 혁신도 추진 중이다. AI 기반 해설 시스템, 디지털 보존과학, 관람객 맞춤형 콘텐츠 제공, 가상 투어 서비스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융합형 박물관 구축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역사 인물 재현, 휴머노이드 도슨트 도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협력에 있어서도 그는 “단순 유물 대여를 넘어, 한국실 운영국과 함께 인적 교류를 강화하고 현지 큐레이터 양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세계 속 한국문화의 거점을 확대해가겠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끝으로 “박물관은 유물의 이야기를 전하는 공간이자, 그 이야기를 관람객이 자신의 삶과 연결지을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며 “모두가 머무르고, 감동하고, 함께 만드는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