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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IT 경제

폭우·폭염에 금값된 수박… 전북 소비자들 한숨

조경환 기자 입력 2025.07.20 15:56 수정 2025.07.20 03:56

집중호우 농작물 피해 63.7ha… 채소·과일값 2배 폭등
전문가들 “기후위기, 일시 대응 아닌 구조적 전환 시급
농산물 가격 상승 지속될 전망

뉴시스 제공

“수박값이 4만에 가까이 올랐다기에 농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마트 가보니 진짜더라고요. 열무도 한 단에 5천 원, 장보기가 겁나요.”

20일 오전 전주 한 재래시장에서 만난 60대 주부 김모(여·60)씨는 장바구니를 채우지 못한 채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지난주만 해도 수박 한 통에 2만 원 안팎 이었는데 집중호우로 인해 4만원 가까이 판매하고 있어 올 여름 수박 먹기도 겁난다"고 토로했다.

집중호우 여파로 전북지역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채소와 과일 등 생활물가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수일간의 집중호우로 도내 농작물 63.7ha가 침수됐다. 농작물 침수는 5개 시군으로 남원 33.4, 고창 22.0, 시설작물 32.6, 논콩 12.4 ha 등으로 저지대 지역에 집중됐으며, 수확을 앞둔 밭작물이 직격탄을 맞았다.

채소류를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고, 향후 수급 불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피해는 단순 침수에 그치지 않는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며 작황 자체가 불안정해지면서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과 채소류 가격 상승 폭은 더욱 가팔라졌다.

전주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박 한 통이 지난주 대비 2배나 올라 3만~~4만 원까지 올랐고, 열무와 얼갈이, 배추 등 김치용 채소도 평소보다 1.5~~2배가량 비싸졌다”며 “공급이 불안정하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체감 가격이 더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라는 점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 후반부터 다시 국지성 폭우와 35도를 넘는 폭염이 반복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북 농가의 피해는 물론, 농산물 가격 상승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한우·돼지고기 할인 행사와 소비쿠폰 지급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그러나 채소·과일처럼 기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품목에 대해서는 일시적을 할인행사를 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이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단기적 복구에 머물지 않고,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중호우와 이상기후가 매년 반복되는 만큼,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농업 인프라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가 종합적인 기후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재해형 작물 전환, 배수시설 개선, 스마트 농업 시스템 도입 같은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북 지역 농업 관계자는 “기상이변에 대응 가능한 ‘기상재해형 작물’ 전환, 재해 보험 확대, 배수 기반시설 정비 등이 시급하다”며 “이제는 자연재해를 예외적 사건이 아닌 ‘상시적 변수’로 보고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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