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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요일별 특집

제7강 AX/DX 시리즈 - 정보를 찾는 방식의 대전환 <검색창이 말을 걸어온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5.12.18 13:35 수정 2025.12.18 01:35

이 한 규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AI창업경영학과 특임교수
AI창업지도사회 회장

“뭘 찾으시나요?” - 검색창의 질문
10년 전, 우리는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했다. “전주 맛집”이라고 치면 수백 개의 링크가 나열됐고,
우리는 하나씩 클릭하며 정보를 찾아 헤맸다. 검색 엔진은 도서관 사서처럼 “3층 234번 서가를 보세요”라고
위치만 알려줬다. 책을 찾아 읽고 정리하는 건 오롯이 우리 몫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검색창이 달라졌다. 이제 검색창은 링크 대신 답변을 준다. “전주 한옥마을 근처 비빔밥 맛집은 어디인가요?”라고 물으면, 마치 전주를 잘 아는 친구처럼 “한옥마을에서 도보 5분 거리에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세 군데 있습니다”라며 정리된 답변을 내놓는다.
빨랫터에서 방망이질 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듯, 이제 링크만 나열하던 검색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다. 정보를 ‘찾는’ 시대에서 정보가 ‘정리되어 오는’ 시대로, 조용하지만 거대한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답을 찾지 말고, 답을 물어보세요” - AI 검색의 등장
구글 검색창 옆에 작은 아이콘이 하나 생겼다. ‘AI 모드’라고 쓰여 있다.
평소처럼 검색하면 여전히 링크가 나오지만, AI 모드로 전환하면 세상이 달라진다.
“김치찌개 만들기”라고 검색하면, 예전에는 수십 개의 레시피 블로그가 나열됐다.
하나씩 들어가서 재료를 확인하고, 조리법을 비교하고, 댓글을 읽으며 진짜 맛있게 만드는 비법을 찾아야 했다.
30분은 족히 걸렸다. 더 놀라운 건 추가 질문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두부 대신 다른 재료를 쓸 수 있나요?”라고 물으면, “버섯이나 애호박으로 대체 가능하며, 애호박은 김치와 함께 볶으면 단맛이 더해집니다”라고 즉시 답한다. 검색이 아니라 대화가 되는 것이다. 링크 10개를 클릭하던 시간이 단 한 번의 질문으로 줄어든다.

“깊이 생각하는 검색” - 복잡한 질문도 스스로 풀어낸다
더 복잡한 질문도 가능해졌다. “전북 지역 중소기업이 AI를 도입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은 단순히 정보를 찾는 게 아니라, 여러 맥락을 종합해야 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최신 AI 검색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스스로 사고 과정을 거친다. “중소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전북 지역의 산업 구조를 보면... AI 도입 사례를 분석하면...” 마치 전문가가 머리를 굴리듯, AI가 단계별로 생각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단순 검색을 넘어, AI가 우리를 위해 ‘생각’까지 해주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과거에는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야 했던 복잡한 질문들을, 이제는 검색창에 물어보고 답을 얻는다.

“내 자료가 말을 한다” - AI가 문서를 읽어주는 세상
회사에서 100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받았다고 상상해보자. 다 읽으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 핵심만 뽑아내려 해도 막막하다. 최근 등장한 AI 도구는 이런 고민을 해결한다. PDF 파일이나 문서를 업로드하면, AI가 몇 초 만에 전체 내용을 파악하고 “이 보고서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라며 요약해준다. 중요한 수치, 핵심 결론, 제안 사항을 한눈에 정리해 보여준다.
더 놀라운 건 ‘팟캐스트’ 기능이다. 보고서를 두 사람의 대화 형식으로 바꿔서 음성으로 들려준다. 마치 라디오 진행자 두 명이 보고서 내용을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출퇴근길에, 운동하면서, 집안일 하면서 들을 수 있다.
“3페이지에 나온 매출 데이터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줘”라고 물으면, 해당 부분을 찾아서 상세히 설명까지 해준다.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책이 스스로 말을 걸어오는 세상이 된 것이다.

검색이 바뀌면 생각이 바뀐다
이런 변화가 왜 중요할까?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정보를 찾는 능력’이 경쟁력이었다. 검색을 잘하고, 자료를 빨리 찾고, 필요한 정보를 추려내는 사람이 일을 잘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정보 찾기는 AI가 해주고, 우리는 그 정보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전주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는 시장 조사 자료 찾는 데만 사흘이 걸렸어요.
이제는 30분이면 정리된 분석을 받습니다. 남은 시간에 진짜 중요한 결정을 고민할 수 있게 됐죠.”

묻는 방식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검색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빨랫터에서 방망이질 하던 시절에는 동네 우물가가 삶의 중심이었지만, 세탁기가 나오면서 삶의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마찬가지로 링크를 클릭하며 정보를 찾던 방식에서, AI와 대화하며 답을 얻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복잡한 분석이 필요한 질문도, 여러 자료를 종합해야 하는 의사결정도, 이제는 검색창 하나로 시작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기능이 지금 당장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구글 검색창 옆 ‘AI 모드’ 버튼 하나면 충분하다. 챗GPT를 써본 2천만 명 중 대부분이 아직 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우리 손안에 있는 이 변화를, 변화로 인식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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