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한 문학평론가
(본명: 이광소) 1965년 문공부 신인예술상 시부문 당선, 2017년⟪미당 문학⟫문학평론 당선. 시집으로 『약속의 땅, 서울』 『모래시계』 『개와 늑대의 시간』 『불타는 행성이 달려온다』 『빙하역에서』가 있음. 문학평 론집으로 『착란의 순간과 중첩된 시간의식』이 있음. 최근 평론으로 한 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를 중심으로 한 「상징계의 법 아래서 대타 적인 식물-되기」가 있음. 현) 《미당문학⟫ 편집주간
신춘문예 소설 총응모자는 168명에 190편이었다.
작년에 비해 작품 수도 늘었고 질적으로도 더 향상 되었다. 소재도 매우 다양했다. 작가는 스토리 중심이 아니라 사실적인 사건을 통해 바라본 세계 인식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 사건에 대한 원경과 근경의 포커스는 주제에 대한 인식이며, 곧 작가가 바라본 세계 인식에서 비롯된다. 소설의 3요소는 무엇보다도 주제, 구성, 문체이다. 스토리 전개에 치중하다 보면 주제롤 놓칠 수 있다. 최종심까지 남은 작품은 6편이었다.
김애연님의 『바나나 함정』은 전통을 지키려는 세력과 전통을 무너뜨리려는 세력간의 의견 차이와 불화에 대한 서술이다. 갈등은 잘 표출했지만 결론에 이르는 주제에 대한 피력이 미흡했다. 하헌태님의 『양팔저울』은 결혼을 앞둔 신랑과 신부 부모님과의 팽팽한 저울 기울기였다. 주제는 명확했지만 소재가 너무 평범했다. 윤태원님의 『미국에서 생긴 일』은 인연에 대한 해석이 돋보였다. 하지만 군데 군데 과거형 사용이 아쉬웠다. 정진희님의 『회전하는 밤』은 빨래방에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흔적 지우기라는 상상력이 탁월했다. 사건의 혼선이 단점으로 다가왔다. 이미경님의 『틈』은 아파트 층간 유수에 대한 스토리를 전개하는 힘이 탁월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대인관계 틈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한 주제 인식이 명료하지 못했다. 박정순님의 『페르소나의 가면들』은 사실성 있는 서사가 설득력이 있다. 무엇보다 가면에 대한 주제가 명료했으며, 문장 전체에 대한 구성력이 돋보였다.
선자는 좋은 작품들을 만나서 즐거웠지만 『패르소나의 가면들』을 당선작으로 미는데 힘이 쏠렸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아울러 최종심에 올라온 작가들에 대한 기대도 크다. 다음 기회에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