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나눔 온도가 다시 100도를 넘어섰다. ‘희망 2026 나눔 캠페인’이 목표 모금액 116억 1천만 원을 조기 달성하며 사랑의 온도탑 100도를 기록했다. 이는 3년 만의 일이자 역대 최고 성과다. 지난해와 재작년 각각 89.8도, 86.8도에 그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는 더 값지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도민이 다시 한번 연대의 힘을 보여줬다는 게 의미가 크다.
이번 캠페인의 성공요인은 지난 2년 연속 목표 미달이 남긴 집단적 성찰이다. 나눔 온도가 100도를 넘지 못했다는 사실은 지역 사회에 적잖은 아쉬움과 위기의식을 안겼고, 이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채워야 한다”는 공감대로 이어졌다. 기업과 단체, 개인 기부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며 나눔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 개인 기부자 3만 2천여 명과 1천 400여 개 법인·단체의 참여는 전북의 나눔 문화가 식지 않았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또한 캠페인 초반부터 이어진 빠른 모금 속도다. 출범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일부 시군에서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형성됐다. 이는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청소년 중독 예방과 경계선 지능 아동 지원, 고령 장애인 돌봄 등 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 분야를 제시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내 기부가 실제 변화를 만든다’는 인식도 확산됐다.
특히 경제 불황 속에서도 확인된 전북 공동체의 저력이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용 불안이 장기화되며 나눔에 대한 피로감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많은 도민이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 있다”는 마음으로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특히 기업과 단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개인 기부를 이끌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전북 사회가 여전히 상생과 배려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성과는 전북 지역 나눔 문화가 양보다 질적 전환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일회성·연말 집중형 기부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의 삶을 장기적으로 개선하려는 방향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청소년과 아동, 장애인과 독거노인 등 복합적 위험에 놓인 계층을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진 점은 지역 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곧 성숙한 시민 의식의 발현이다.
이러한 나눔의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행정과 지역 사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지자체는 민간의 기부 의지를 정책과 제도로 뒷받침하고, 공동모금회와의 협력을 통해 중복 지원이나 누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를 정교화해야 한다. 투명한 공개와 성과 공유 역시 기부자 신뢰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나눔의 결과가 다시 지역 사회로 환류될 때 기부는 일회성 선의가 아닌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아직 캠페인 종료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 최종 모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미 100도를 넘어선 지금의 성과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성과가 지속 가능한 나눔 문화로 정착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금된 성금이 투명하게 집행되어 아동과 청소년, 노인과 위기가구의 삶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지가 체감돼야 한다.
전북의 미래 경쟁력은 결국 사람과 공동체에서 나온다. 산업과 경제 여건이 어렵더라도 서로를 돌보고 함께 버틸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이 있다면 위기는 극복할 수 있다. 3년 만에 되찾은 나눔 온도 100도는 전북 공동체가 여전히 뜨겁게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 온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도민과 기업, 행정 모두가 일상 속에서 나눔의 가치를 이어가야 한다. 작은 실천이 모여 만든 이 뜨거운 온도가 전북의 진정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