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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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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확정되면서 수요 기반이 취약한 전북 부동산 시장이 급격한 거래 위축 국면에 들어섰다. 매도 물량은 쏟아지는데 매수자는 자취를 감추며 가격 하락과 자산 가치 훼손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해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며 더이상 유예 조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SNS에 "대한민국은 예측가능한 정상 사회로 복귀 중,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이 같이 적었다.
종료 방침이 재확인되자 세 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매물 출회에 나서면서 전주와 군산 등 전북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할 경우 기본세율(6~45%)에 더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의 가산세율이 적용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양도세 중과 제도의 전면 부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전북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수도권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한 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은 규제를 강화해도 대기 수요가 시장을 지탱하지만, 전북은 매수 심리가 꺾이는 순간 거래가 끊긴다”며 “지역 시장의 기초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표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북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새 10% 이상 증가하며 적체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주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등 지역 시세를 이끌던 핵심 단지들에서도 외지인 투자자 중심의 급매물이 이어지며 실거래가가 하락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거주지별 매입자 통계를 보면 외지인 매수 비중은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줄어든 반면, 보유 주택을 처분하는 물량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받아줄 현지 수요는 사실상 멈춰 선 상태다. 고금리 기조와 DSR 규제가 겹치며 실수요자의 자금 여력이 크게 위축된 탓이다. 이로 인해 매물만 쌓이는 이른바 ‘시장 동맥경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익산시를 중심으로 도내 미분양 물량이 3000호를 넘어서며 공급 과잉 부담까지 더해졌다. 거래 부진과 가격 하락, 미분양 누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주택자 규제의 방향성보다 지역별 시장 여건을 반영한 정책 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과 동일한 기준을 지방에 적용할 경우 거래 실종과 자산 가치 하락이 장기화되며 지역 경제 회복의 마지막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는 우려다.
노동식 한국부동산협회 전 지회장은 “지방은 수도권과 달리 매물을 내놔도 받아줄 수요가 없어 곧바로 가격 급락으로 이어진다”며 “취득세 인하나 대출 규제 완화 같은 실질적 수요 대책 없이 양도세 중과만 강화하는 것은 지방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