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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칼럼

말이 씨가 된다는 말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3.10 13:04 수정 2026.03.10 01:04

유인봉 시인 / 수필가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는 씨가 있다. 씨는 종족 본성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말에 뼈가 있다든지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을 종종 듣고는 한다. 그럴 뿐만 아니라, 말은 사람을 살리는 약이 되기도 하지만 잘 못 쓰면 상대의 가슴을 찌르는 치명적인 칼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말은 영향력 있고,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다는 뜻이다.
자화자찬일 듯 보이지만 스스로가 잘한 일이고 좋은 습관이라고 내세우고 싶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절대 욕설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불평불만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일에 대한 연유인즉 이렇다. 남자들은 청년 시절 대부분 군 복무를 위해 입대 한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의무이고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광주사태가 한참일 무렵 입대를 했다. 자대에 배치되어 보니 하늘 같은 선임자들이 줄줄이 있다. 신병들은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온종일 긴장 속에서 산다. 잠자리가 그나마 안식처이고 작업장 사역병이 도피처이다. 본래 전통적 군대 계급사이어서는 같은 말이라도거칠고 고압적이다. 게다가 저급한 비속어에 때로는 욕이 토씨처럼 붙는다.
삼 년 동안 군 생활 거친 말씨에 익숙해지다 보면 제대 후에도 은연중에 욕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말년 휴가를 와서 다짐에도 은연중에 욕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말년 휴가를 와서 다짐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나올 때는 욕을 반납하고 나오겠다고. 그리고는 부대에 돌아가서도 욕이 입 밖으로 나오려 할 때는 의도적으로 참기로 했다. 이렇게 시작한 습관은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 다른 하나는 불평 불만하지 않고 살아보기였다. 2009년 미국의 윌 보웬 목사가 쓴 『불평 없이 살아보기』란 책이 유행처럼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던 적이 있었다. 사람이 불평 없이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 책 속에 담긴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바로 서점으로 달려갔다. 책 속에는 보라색 밴드가 하나 들어 있었다. 책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단순한 숙제일 뿐이었다. 내적으로 불평이 생길지라도 밖으로 표현하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일이었다. 불평은 누군가에 대한 불만이나 어떤 일에 대한 불평도 포함하는 일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이 어떤 습관을 형성하려면 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한다. 그러기 때문에 불평 없이 사는 시간이 3주를 무사히 넘겨야 불평 없이 사는 좋은 습관의 기본이 형성된다는 근거를 토대로 한다. 시작은 이렇다. 보라색 밴드를 한쪽 손목에 끼고 3주 동안 불평을 표시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그 기간에 불평을 표시하면 다른 손목에 차고 다시 3주를 시작해야 한다. 이 3주를 무사히 넘기면 시험을 통과하게 된다. 하지만 이 일이 머릿속으로 인식은 하고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세 번의 실패를 거치면서 마침내 네 번째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 후로는 지금까지 불평과 불만을 외부로 표현하지 않는 좋은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면에 일어나는 불평과 불만도 훨씬 줄어들었다. 이 책의 부제가 말해 주듯이 삶의 기적을 이루는 21일간의 기적이 나도 모르게 찾아온 것이다.
형식이 내용을 이끈다는 말이 있다. 좋은 습관이 그 사람의 일상을 바꾸고 인생을 바꾼다는 말도 있다.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민주사회에서는 각자의 서로 다른 생각과 이념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부정적인 표현과 태도가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자기중심적 사고가 불만과 대립으로 나타나고 때로는 표적이 되어 범죄에 이르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사람이 살면서 불평과 불만이 전혀 없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고 내 안에서 잠재울 방법이 있다면 자기통제를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우리가 살면서 스트레스라고 말하는 것들이 불평과 불만이 아닌가 싶다.
누군가는 이렇게 설명하는 이도 있다. 제 성에 안 차서 쌓이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다시 말하면 자기 생각이나 마음에 들지 않아 생기는 내적 불만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불평인 셈이다.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내가 남을 바꿀 수 없다면 스스로가 변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특히, 말에는 반드시 씨가 있다고 믿고 있다. 선한 말을 하는 자는 선한 마음의 씨앗을 뿌리는 자이고 불평을 말하고 남을 비판하는 습관을 지닌 사람은 전염성이 있는 불행의 씨앗을 뿌리는 자라고 말해 주고 있다. 행복의 기적을 맛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라고 그리고 실행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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