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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여름방학 농어촌 아동, 단 한 명도 굶겨선 안 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7.27 13:01 수정 2026.07.27 01:01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전북지역 내 취약계층 가정의 아이들에게 학교 급식이 중단되는 방학은 설레는 휴식의 시간이 아니다. 당장 하루 한 끼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걱정해야 하는 ‘가장 배고픈 시기’로 변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북도와 도교육청, 14개 시·군이 결식 우려 아동들을 대상으로 아동급식카드(꿈자람카드) 지급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는 있다. 하지만, 농어촌 지역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심각한 복지 사각지대가 방치돼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방 소멸을 막고 아이 키우기 좋은 전북을 만들겠다는 목소리는 크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도내 농어촌 결식 아동들이 단 한 명도 배고픔에 눈물짓지 않도록 촘촘한 밀착 행정을 가동해야 한다. 도내 농어촌 지역 아동 급식 공백의 가장 큰 원인은 ‘도시 중심적’으로 설계된 현행 급식 지원 시스템과 영토적 한계에 있다. 전주, 익산, 군산 등 대도시 지역은 편의점은 물론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일반 음식점 가맹점이 비교적 널리 분포해 있다. 반면 진안, 장수, 임실, 순창 등 도내 농어촌 면 단위 지역의 상황은 다르다. 가맹점으로 지정된 식당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있는 편의점마저 아이들의 도보권 밖에 위치한 경우가 허다하다.
교통편이 불편한 농어촌 아동들이 급식카드를 손에 쥐고도 정작 쓸 곳이 없어 끼니를 거르거나, 뙤약볕 속을 한참 걸어가 편의점의 차가운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는 안타까운 풍경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편리함을 위해 도입된 전자카드가 농어촌의 열악한 인프라와 맞물리면서 오히려 또 다른 소외와 장벽을 낳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영양 불균형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과제다. 편의점 인스턴트식품 위주의 식단은 성장기 아이들의 발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아동 급식 단가는 매년 조금씩 인상되고는 있지만, 최근 고물가 여건 속에서 아이들이 식당에서 제대로 된 백반 한 그릇을 사 먹기에는 부족하다. 돈에 맞춰 음식을 고르다 보니 간편식으로 손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동들의 급식 공백은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의 ‘건강 불평등’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자체와 교육 당국은 뼈아프게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북도와 도교육청, 그리고 지자체 간의 혁신적인 공조 체계가 시급하다. 카드를 쥐여주고 알아서 사 먹으라는 식의 수동적인 공급자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이들의 일상으로 직접 찾아가는 수요자 맞춤형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선 농어촌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부안, 고창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 운영 중인 ‘농어촌 배달 급식 제도’를 도내 전역으로 과감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반찬가게나 자활기업, 또는 마을공동체 식당과 연계해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도시락과 밑반찬을 주 2~3회 이상 아이들의 집 앞까지 직접 배달하고, 동시에 아동의 안전과 건강 상태까지 수시로 확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아울러 학교가 문을 닫는 방학 기간에도 지역아동센터나 다함께돌봄센터 같은 도내 돌봄 인프라가 멈추지 않도록 예산과 인력을 집중 투입해야 마땅하다.
이들 복지시설이 방학 중에도 안정적으로 점심과 간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급식비 단가를 추가 지원하고, 급식 조리 인력 보강을 위한 긴급 일자리 자원을 연계해 주어야 한다.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도록 교육청의 나이스(NEIS) 시스템과 지자체의 복지 데이터를 촘촘하게 상호 공유하여, 방학 직전 담임교사가 파악한 결식 우려 아동 명단이 지자체의 밀착 돌봄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빈틈없는 복지 그물망을 짜야 한다. 아이들은 우리 전북의 미래를 짊어질 가장 소중한 자산이자,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생명이다. 이번 여름방학만큼은 도내 모든 아이가 눈치 보지 않고 영양 가득한 따뜻한 밥상을 마주하며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전북의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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