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규 대전경찰청 안보자문위원, 한국수상안전협회 부회장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가르치며 살아온 시간이 어느덧 25년이 되었다. 물을 두려워하던 아이가 처음으로 얼굴을 담그고, 몇 번의 실패 끝에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을 만들어내는 일, 그것이 내가 해온 일이었다.
나는 늘 아이들에게 말한다.
“괜찮아, 한 번 더 해보자.”
그 말은 아이들의 삶 속에서 작은 날갯짓이 되어, 어느 순간 큰 변화로 이어진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나는 정작 내 삶 앞에서는 그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익숙한 자리, 반복되는 일상, 그리고 책임이라는 이름 아래 나는 어느 순간 ‘도전하지 않는 안정’을 선택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번 여행은 그런 나에게 조용한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었다.
특별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그저 걷고, 바라보고, 느끼며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한 식당에서의 저녁 식사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따뜻한 음식이 차분히 놓이고, 정돈된 식기와 잔들, 흐트러짐 없는 공간. 그곳에는 소란도, 과장도 없었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나는 그 질서 속에서 편안하게 머물고 있었다.
그날 나는 음식의 맛보다 그 음식이 내 앞에 오기까지의 ‘흐름’을 느끼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준비, 드러나지 않는 배려, 그리고 수없이 반복된 연습이 만들어 낸 자연스러움. 그것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조용한 감동’이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는 것을.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만들어 내는 보이지 않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정성이다. 아이들이 물속에서 한 번 더 팔을 뻗기까지 수많은 연습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삶 역시 반복되는 작은 시도 속에서 완성되어 간다.
나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수많은 용기를 이야기해 왔다. 이제는 그 말을 나 자신에게 건넬 시간이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야말로 다시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이다. 그리고 그 한 걸음이 결국 우리의 인생을 바꾸게 만든다.
어쩌면 인생의 진짜 변화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이렇게 조용한 순간 속에서, 스스로에게 건네는 작은 한마디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 자신에게 말해본다.
“괜찮아, 한 번 더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