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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전북 산림·생태자원, ‘새로운 황금자산’으로 깨워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5.12 13:05 수정 2026.05.12 01:05

전북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산림 강도다. 도 전체 면적의 약 65%가 푸른 숲으로 덮여 있으며,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을 필두로 덕유산, 내장산, 팔공산 등 이름만으로도 알 수 있는 명산과 천혜의 생태계를 품고 있다. 하지만 그간 전북의 산림은 '막대한 잠재력을 지닌 원석'이라기보다 '개발이 제한된 애물단지' 혹은 '그저 그 자리에 있는 배경'으로 취급받아 왔다.

기후 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 시점에서 산림과 생태자원은 더 이상 ‘그냥 산’이 아니다. 이제는 탄소중립과 그린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황금자산’으로 재정의하고 그 가치를 극대화할 때다.

최근 정부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법제화하고 이행 체계를 강화함에 따라 산림의 공익적·경제적 가치는 급등하고 있다. 전북 역시 205억 원 규모의 조림 사업을 추진하며 산림 탄소 흡수량에서 전국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전북의 산림 정책은 여전히 나무를 심고 가꾸는 수준의 ‘양적 확대’에 머물러 있다. 산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산이 도민의 삶에 실질적인 풍요를 가져다줄 수 있도록 경제적·사회적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 일이다.

현재 전북의 산림은 탄소 크레딧 거래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하거나, 산림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에너지 전환 속도도 더디다. 산림 치유와 휴양 자원은 풍부하지만 이를 체류형 관광과 연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은 걸음마 단계다. 임산물 생산 역시 단순 채취와 유통에 의존하고 있어, 가공과 마케팅이 결합된 6차 산업화의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보존’이라는 명분 아래 잠들어 있는 자원을 ‘활용’이라는 현실의 무대로 끌어올려야 한다.

특히 ‘산림복지’와 ‘그린관광’의 융합이다. 미세먼지와 열섬 현상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전북의 청정한 공기와 원시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원이다. 단순히 등산로를 정비하는 수준을 넘어 전문화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고품격 포레스트 힐링 리조트와 글램핑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이를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다면 전북만의 독보적인 ‘체류형 그린 투어리즘’을 완성할 수 있다.

아울러 표고버섯, 산나물, 약초 등 전북 특산 임산물을 현대적 감각의 K-푸드로 브랜드화하여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적 접근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산림 관련 예산의 절대다수는 여전히 조림과 숲 가꾸기에 편중되어 있다. 또 민간 자본을 유치해 산업화로 연결하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다. 산을 소유한 산주와 지역 주민들이 산림 보호의 대가로 실질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으니 산림 경영에 대한 의욕도 낮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인해 갈수록 대형화되는 산불과 산사태, 예측 불가능한 병충해 확산은 우리가 가꿔온 황금자산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실존적 위협이다. 이제 전북의 산림 정책은 환경 보존 차원을 넘어서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는 담대한 도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도내 산림 자원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산림자원 종합관리 및 산업화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산림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에너지 자립 마을을 조성하고 산림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해 관련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나아가, 탄소 흡수량을 화폐 가치로 환산해 지역 주민에게 되돌려주는 ‘탄소중립 마을’ 모델을 전국 최초로 선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산림 복지 서비스의 국가 인증을 확대하고 산주 소득 증대를 위한 ‘산림자원 순환경제 모델’을 정착시켜야 한다.

이제 단순히 “우리 지역에 산이 많다”는 식의 자화자찬은 무의미하다. 그 산을 어떻게 경영하고, 어떻게 도민의 행복과 직결시킬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지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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