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중 전주덕진경찰서 송천2파출소
신호가 노란색으로 바뀌자 철수는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았다. 물론 다음 신호에서 걸렸다. 다음날, 신호가 노란색으로 바뀌자 철수는 어제보다 가속페달을 더 세게 밟았다. 덕분에 다음 신호에 걸리지 않았지만, 그다음 신호에 걸렸다. 결국 그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그러던 어느 날...’
빠른 것과 급한 것은 다르다. 전자가 물리적 상태라면, 후자는 심리적 상태이다. 그렇기에 급하게 가면서 느릴 수 있고, 반대로 차분하게 가면서도 빠를 수 있다.
대륙 횡단을 하는 게 아니라면, 시내 주행에서 가속페달을 아무리 밟아봤자 결코 빠르게 갈 수 없다. 그저 마음만 급하게 갈 뿐이다. 우리는 이를 조급함이라 부른다.
다시 첫 문단으로 돌아가자. 마지막 줄 ‘그러던 어느 날...’ 뒤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우리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반복된 선택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은 결국 사고를 부른다. 철수는 언젠가 사고를 내고야 말 것이다. 사고는 불운이 아니라 잘못된 패턴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참혹한 사고를 막기 위해 거창한 실천은 필요하지 않다. 차분한 마음으로 운전하고, 신호가 바뀌기 전 가속 대신 감속을 선택하는 것, 그리고 멈추어야 할 장소에서 멈추는 것. 그 사소한 선택이 보행자의 생명을 구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