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육아종합지원센터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장기근속 회계업무 담당자를 사무실 출입문 바로 앞자리로 배치하면서 ‘소통을 명분으로 한 표적성 배치’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 유관기관 사업·회계업무 경력 17년, 센터 근속 9년으로 근속연수 2위인 A씨는 1년간 육아휴직을 마치고 지난 9월 1일 복직했다.
그러나 A씨가 돌아와 마주한 자리는 휴직 전과 달랐다. 책상은 직원과 방문객의 왕래가 잦은 출입문 바로 앞쪽으로 옮겨졌고, 그동안 신입직원들이 주로 사용했던 자리로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입사 3개월가량 된 신입직원보다도 출입문 쪽으로 밀려난 셈이다.
단순한 책상 이동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A씨의 경력과 업무 특성 때문이다. 각종 지출·정산자료를 다루는 회계담당자를 굳이 출입문 앞에 배치해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무엇이었느냐는 것이다.
더욱 석연치 않은 대목은 배치 과정이다. 박 모 센터장은 “8월 직원들과 협의했고 소통을 위한 자리 배치였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A씨는 육아휴직 중이었다. 정작 자신의 자리가 바뀌는 당사자는 ‘협의’에서 빠져 있었던 셈이다.
‘소통’이라는 명분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소통과 업무협업을 위한 배치라면 보고체계와 업무 연관성을 기준으로 자리를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작 팀장급 직원들은 센터장과 떨어진 안쪽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왜 하필 복직한 A씨만 출입문 앞이어야 했는지 센터 측의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육아휴직 복직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둘러싼 유사 사례에서 법원 역시 ‘실질적 불이익’을 강조하고 있다.
대법원은 2022년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온 직원을 기존 직책이 아닌 다른 업무에 배치한 사건에서, 단순히 임금이 줄었는지만 따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복직 전과 비교해 업무 내용이나 권한·책임이 달라졌는지, 근무 여건이 불리해졌는지, 회사가 복직자와 충분히 협의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따라서 특별한 업무상 이유 없이 육아휴직에서 돌아온 직원만 불리한 자리에 배치해 근무환경을 나쁘게 하거나 심리적인 위축을 줬다면 단순한 ‘자리 이동’으로만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앞서 A씨는 복직 직후 센터 내 비품 등에 센터장의 이름을 붙이는 라벨링 업무를 지시받아 부당한 작업지시 논란에도 휩싸였다.
센터장 취임 약 8개월이 지나서야 복직한 회계담당자에게 해당 작업을 맡긴 배경을 놓고도 의문이 제기됐다.
결국 센터가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소통’을 위한 자리였다면 왜 17년 경력의 회계담당자였고, 왜 당사자가 없는 사이 결정했느냐는 것이다.
납득할 만한 배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복직자 길들이기’ 또는 ‘표적 배치’라는 의혹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A씨가 육아휴직으로 자리를 비운 기간 센터의 보조금과 임금·수당 집행 과정에서도 별도의 회계상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는 관련 자료와 지급내역 등을 추가 확인해 횡령 등 위법 행위로 볼 만한 정황이 실제 존재하는지 후속 보도를 통해 검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