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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독자기고

벌초의 계절, 작은 불씨 하나가 산을 삼킨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9.15 12:38 수정 2026.09.15 12:38

전병연 고창경찰서 해리파출소 경위

최근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아 조상의 묘를 돌보는 벌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가족과 친지가 함께 조상을 기리는 뜻 깊은 시간이지만, 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산불 예방에도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고창을 비롯한 전북지역은 산림과 농경지가 인접한 곳이 많아 작은 불씨도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벌초 과정에서 사용하는 예초기 날이 돌이나 금속물에 부딪혀 발생하는 불꽃은 마른 풀과 낙엽에 쉽게 옮겨 붙을 수 있다. 건조한 날씨와 바람까지 더해지면 산불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경찰관으로 현장을 다니다 보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는 거창한 실수보다 ‘잠깐이면 괜찮겠지’라는 작은 방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산림 주변에서 소각을 하거나 담배꽁초를 무심코 버리는 행동, 벌초를 마친 뒤 불씨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작은 부주의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현장에서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일례로 지난 일요일 필자가 근무하는 파출소 관내에서 문중 묘를 벌초하고 쉬는 과정에서 담배를 피우다 불씨가 튀어 불이 번지는 화재가 발생하였다. 다행히도 산소에 있는 잔디만 일부 타는 피해만 발생되었을 뿐 다른 인명 피해나 더 큰 산불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처럼 산불은 산림만 태우는 재난이 아니다. 인근 주택과 농경지, 축사 등 주민들의 생활 터전과 생명·재산까지 위협한다. 소중한 산림을 되살리는 데에도 오랜 시간과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경찰은 산불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순찰과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화재 발생 시 소방·산림당국 등 관계기관과 신속하게 협력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다. 그러나 산불 예방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현장을 찾는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실천이다. 조상을 기리는 정성이 산불이라는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작은 불씨 하나까지 살피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 주민 모두의 작은 실천이 푸른 고향의 산림을 지키고,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산불 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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