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국제공항 개발계획 취소 소송의 항소심 선고가 예정된 시기에서 다음 달 18일로 전격 연기됐다. 환경단체의 조류 충돌 우려와 수라갯벌 보존 등 생태계 파괴 주장에 맞서, 전북특별자치도와 국토교통부가 사법부를 설득해야 하는 치열한 대치 상황에서 전해진 소식이다. 법원의 이번 선고 연기 결정을 단순한 일정 지연이나 시간 벌기로 안일하게 여겨서는 절대 안 된다. 오히려 사법부가 새만금 신공항이 가진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영향 사이에서 고뇌하고 있다는 방증이자, 전북자치도에 더욱 완벽하고 촘촘한 ‘과학적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마지막 기회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고 판결 결과를 무작정 기다리는 수동적 태도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판결 이후 사업 추진에 한 치의 오차가 없도록 논리를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때다.
새만금 신공항은 단순한 지역 민원성 의대나 지역 공항 유치라는 소지역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이미 가시화된 새만금 신항만, 그리고 새만금 인입 철도를 유기적으로 잇는, 이른바 '새만금 트라이포트(Tri-Port)' 물류망의 마지막 퍼즐이기 때문이다. 전북이 글로벌 첨단 산업의 메카로 도약하기 위해 유치한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와 새만금 이차전지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항공 물류망이라는 대동맥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이러한 거시적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1심 판결 과정 등에서 제기된 생태계 악영향 우려를 행정이 완벽하게 상쇄하지 못했다. 남은 한 달의 기간은 개발과 보존이라는 낡은 이분법적 논리를 깨부수고, 세계 시장이 요구하는 친환경 기조에 부합하는 '녹색 물류망'의 청사진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법부와 환경단체의 핵심 쟁점인 조류 충돌(비행 안전) 및 갯벌 보전 대책을 최첨단 과학 기술과 결합하는 일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조류 이동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레이더를 활용한 선제적 회피 경로 설계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은 친환경 공항 관리 기법을 선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새만금 신공항 건설로 인해 불가피하게 훼손되는 수라갯벌 등의 생태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도내 대체 지정 갯벌을 확보하고 습지 보전 특례를 강화하는 역발상적 대안을 역제안해야 한다. 행정이 환경적 우려에 귀를 닫고 지역의 이익을 위해 무조건 추진하겠다는 식의 경직된 태도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법원의 최종 판단을 끌어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승소하더라도 극심한 사회적 갈등비용을 치러야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2심 선고를 앞둔 앞으로의 한 달은 전북도정과 지역 정치권의 치밀한 연대와 전략적 실행력에 달려 있다. 전북자치도는 국토부와 한 팀을 이루어 법원에 제출할 최종 변론서의 환경 대책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고, 글로벌 첨단 소재 기업들이 새만금 하늘길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실리적 경제 데이터를 촘촘히 패키지화해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들 역시 원팀으로 뭉쳐 중앙정부가 새만금 환경영향평가 사후 보완 예산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도록 압박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할 것이다.
새만금 신공항의 날갯짓을 다시 뛰게 만드는 일은 전북의 미래 100년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물류 전초기지를 구축하는 가장 엄중한 책무임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