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생 - 민은숙
가볍게 준비하는 드로잉 쥔 손
질끈 입술 깨물고
핏방울 발라 만드는 밑그림
채운다고 부드럽게 손잡은 그림
쓰라린 줄 모르는지 고혈 짜내
조심스럽게 백지 덮는다
더 짙은 음영이 힘주어 잡은 손
쿨럭 토해낸 핏덩어리로
덧바른 피가 칠갑하는 종이
화합물이 거부한 손 살풀이
툭,
고통 꾹 참은 연필과
부러진 다리 감싸 안는 종이
다시 그리겠다고, 이번엔 잘 그리겠다는 손
살 도려낸 드로잉
연필 쥐고 다시 시작한다
끙끙 앓아도 몰라주는 손이라도 기꺼이
감수하는 피딱지 깎는
총량 못 채운 질풍노도
지독한 하루가 저무는
□ 정성수의 詩 감상 □
시는 드로잉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려는 시인의 고뇌와 고통을 그리고 있다. 시인은 드로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입술을 깨물고, 핏방울을 발라 밑그림을 그리고, 채우고, 음영을 주고, 다시 그리고를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시인은 자신의 손과 연필, 종이에게 상처를 입히고, 피를 흘리며, 화합물이 거부하듯이 손 살풀이를 한다. 그러나 시인은 다시 그리겠다고, 이번엔 잘 그리겠다는 손으로 연필을 쥐고 다시 시작한다. 시인은 끙끙 앓아도 몰라주는 손이라도 기꺼이 감수하는 피딱지 깎는 총량 못 채운 질풍노도라고 말한다.
또한 시는 드로잉이라는 예술적 표현 수단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외부에 전달하려는 열정과 애환을 보여준다. 드로잉을 하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히지만,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다. 뿐만 아니라 드로잉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찾으려고 한다.
이 시는 드로잉이라는 주제를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 시인의 감정 변화와 고통스러운 과정을 잘 표현하였다. 또한 독자로 하여금 시인의 감정에 공감하게 하고, 드로잉이라는 예술적 표현 수단에 대한 관심과 존중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