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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사설-전북의 미래는 바이오에 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5.04.24 16:39 수정 2025.04.24 04:39

전북특별자치도가 바이오 산업의 대전환을 예고하며, ‘바이오 경제 2.0’ 실현을 위한 대대적인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단순한 산업 확장이 아니라, 전북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지형을 재편하는 야심 가득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전략은 기존 바이오의약품 중심의 1.0 단계에서 벗어나, 첨단재생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소부장)까지 포괄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암, 당뇨, 치매 등 만성질환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전북이 바이오 기술을 통해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까지 함께 도모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접근이다. ‘바이오 경제 2.0’ 전략은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2029년까지 바이오기업 150개 유치, 상장기업 5곳 배출, 연간 전문 인력 1,000명 양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5개년(2026~2030년)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장기적 비전과 실행 방안을 담았다. 주목할 점은 전북이 기존 산업 기반과 바이오 기술을 융합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대학교는 메카노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연구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메카노바이오활성소재 혁신의료기기 실증센터’ 구축이 한창이다. 여기에 국내 유일의 탄소소재 인프라를 접목한 생체적합 의료기기 개발은, 전북만이 가능한 차별화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북대병원의 정밀 수술 및 노화 진단 플랫폼, 원광대의 근감소증 조기진단 AI 플랫폼도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기술로, 고령화에 직면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대안이다.

조직공학 중심의 재생치료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이 실시기관으로 지정된 가운데, ‘정밀모니터링 바이오프린팅 고도화 사업’을 통해 차세대 재생의료 기술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는 전북의 바이오 연구가 단순 응용을 넘어 원천기술 확보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노력도 돋보인다. 전북도는 2027년까지 총 1,284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바이오기업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에만 200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해 RISE, 전략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맞춤형 R&D 지원과 바이오 벤처 창업 지원은 물론, 바이오 전용 입주공간 및 공용 실험시설 구축도 병행되어, 바이오 창업 생태계 전반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인재 양성에도 각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제약산업 미래인력 양성센터를 통한 현장형 교육은 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실무형 인재를 배출할 계획이다. 지역 대학과의 협력 속에서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도는 또한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 있다. 미국 보스턴 CIC, 메이요클리닉, 하버드 의대와의 협력, 그리고 독일 KIST 유럽연구소와의 파트너십은 전북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연계는 전북을 동북아 바이오 허브로 성장시키는 데 필수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바이오 경제 2.0’ 전략은 전북 더 이상 농업 중심의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첨단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미래형 산업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바이오산업은 단순한 기술 산업이 아니다. 인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고차원의 분야이며, 그 성장은 곧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전북의 미래는 바이오에 있다'는 말이 더 이상 슬로건이 아닌 현실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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