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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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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전북 산업계가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고금리와 내수 침체, 제조업 기반의 약화에 더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까지 겹치며 도내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북 지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일 대비 리터당 1.04원 오른 1,631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1일 1,622원에서 일주일 만에 9원 가까이 오른 수치다.
같은 날 13시, 도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휘발유 최고값은 1899원, 최저가는 1549원으로 집계됐다. 주유소 기름값이 인상되고 있는 것은 국제적 정세 불안요인을 꼽았다.
국제유가가 이란의 보복 가능성과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 대응 조짐이 맞물리며 4% 이상 급등한 상황이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해상 물류비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북은 농약 및 의약품, 공기조절기 및 냉난방기,, 정밀화학원료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지역이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유가와 해상 물류비 상승은 곧바로 생산 원가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금형, 동제품 등 무게와 부피가 큰 제품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이미 원가 압박을 호소하며 정부와 전북도에 긴급 대응책을 촉구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나라 수입 원유의 약 70%가 지나는 전략적 해상 통로다. 전문가들은 이 해협의 봉쇄가 현실화되면 국내 정유업계는 물론 제조업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군산자유무역지역 등 수출 산업 비중이 높은 전북은 납품 단가 상승, 공장 가동률 저하, 신규 투자 위축 등 복합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내 한 산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시장 자체가 위축된 데다, 전북은 대기업 본사가 없어 위기 대응 여력도 제한적”이라며 “정책금융 지원과 세제 감면 등 국가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 없이는 지역 중소제조업이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주요소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향후 도내 주유소 가격이 최소 1~2주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국제유가가 더 오른다면 상승 폭도 더 커 질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팔복동에 위치한 한 중견 제조업 대표는 “유가와 수출 여건이 동시에 악화되면서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다”며 “긴급 경영 안정자금과 원자재 수입세 감면, 물류비 보조 등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