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중심의 서민금융기관으로 불리는 농협·수협·산림조합의 상호금융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지역경제 기반을 흔들고 있다. 일부 단위조합의 연체율은 40%를 넘어서는 등 사실상 부실 단계에 진입했지만, 여신건전성 제고 대책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고창군)이 농협중앙회·수협중앙회·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농협 단위조합의 연체율은 5.07%, 수협은 8.11%, 산림조합은 7.46%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평균 연체율 0.52%의 최대 15.6배에 달하는 수치다.
각 조합별 대출잔액도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올 9월 기준 농협 단위조합 대출잔액은 367조 2,095억 원으로 2022년 대비 9.2% 늘었고, 수협은 34조 9,916억 원으로 6.0%, 산림조합은 9조 2,595억 원으로 15.9% 증가했다. 대출 규모 확대와 함께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여신 건전성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연체율이 10%를 넘는 단위조합은 세 기관 합계 154곳에 달했다. 수협은 전체 90개 단위조합 중 19곳(21.1%)이, 산림조합은 141곳 중 27곳(19.1%)이, 농협은 1,110곳 중 107곳(18.7%)이 연체율 10% 이상으로 분류됐다.
세부적으로는 농협 단위조합 중 한 곳의 연체율이 43.06%에 달해, 평균치의 8배를 넘어섰다. 해당 조합은 2024년에도 연체율 36.39%로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오히려 6.67%p 증가했다. 수협 단위조합 중 최고 연체율은 24.48%, 산림조합은 35.72%로 나타났다.
적자 조합의 확산도 심각하다. 2024년 말 기준 수협 단위조합의 절반(44개소)이 적자였는데, 올해 9월 기준 57개소(63.3%)로 급증했다. 산림조합 역시 33개소에서 82개소(58%)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농협은 전체 1,110개 중 52개소(4.7%)가 적자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연체율 증가세는 예외가 아니다.
윤준병 의원은 “농협·수협·산림조합 상호금융은 조합원을 위한 지역금융기관이지만, 현실은 부실 대출과 관리 소홀로 인해 지역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협 단위조합의 최고 연체율이 43%에 이르고, 수협과 산림조합의 절반 이상이 적자 상태인 것은 경영 불감증의 결과”라며 “여신건전성 제고와 경영평가 강화, 구조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