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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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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마을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결혼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 그리고 이들의 자녀가 함께 살아가며 ‘다문화’가 전북의 일상이 됐다.
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전북의 다문화 출생 비중은 6.8%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혼인과 출생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역사회는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해 전국 다문화 혼인은 2만1,450건으로 전년보다 5% 늘었고, 출생아 수도 1만3,416명으로 10.4% 증가했다. 혼인과 출생이 동시에 늘어난 것은 4년 만이다. 감소세를 이어오던 다문화 가정이 회복세로 전환된 것이다.
그중 전북은 변화 폭이 두드러졌다. 전체 출생아 중 지역별 다문화 출생 비율이 6.8%로 전국 평균(5.6%)보다 높았고, 특히 농촌 지역 비중이 컸다.
완주·익산·김제 등지에서는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출신 어머니의 자녀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이제 마을 운동회나 학예회에서 더 이상 ‘특별한 아이들’이 아닌, 함께 자라는 친구들로 자리 잡았다.
다문화 혼인도 늘었다. 전북에서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다문화 부부는 754쌍으로 2023년 보다 60쌍 많았다. 2000년대 초 결혼이민자가 처음 전북 농촌에 정착하기 시작한 이후 20여 년 만에, 다문화 2세대가 사회로 진출하는 세대로 성장했다.
다문화는 이제 낯선 존재가 아닌 지역사회의 구조적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정착 과정은 여전히 쉽지 않다. 농촌 지역은 교통과 교육 접근성이 떨어지고, 언어 장벽으로 인해 취업이나 지역 참여 기회가 제한적이다. 일부 학교는 다문화 학생 비율이 10%를 넘지만, 교사 연수나 언어 지원 프로그램은 부족한 실정이다.
도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다문화 출생이 늘었다는 건 가능성의 신호지만, 지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지역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교육·복지·언어·일자리 등 모든 분야의 연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전북이 전국 평균보다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이동하는 만큼, 정책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학교 중심의 언어·문화 통합 교육을 강화하고 다문화 학생이 많은 학교에 전문 통역교사나 다문화 코디네이터를 상주시키는 방안을 마련해, 실질적인 지역공동체 기반 정착 지원과 다문화 일자리·경제 자립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춘매 전북중국인협회장은 “다문화는 더 이상 특별한 단어가 아니다. 전북의 현실이자 미래”라며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진정한 공동체가 만들어질 때, 그것이 전북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