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K-푸드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현장 실증에 성공했다. 생산량은 47% 증가하고 제조원가는 35.5% 절감되는 성과를 거두면서 식품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추진한 'AI 자율제조로봇 실증사업'을 통해 삼양식품 밀양공장의 불닭소스 생산라인에 AI와 로봇 기술을 적용한 결과 생산성과 설비 운영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사업에서 식품연은 사업 총괄기관으로 참여해 생산공정 진단과 기술 검토, 성능 평가, 성과 확산 등을 맡았다. 삼양식품은 실증 현장을 제공했고, 에스케이팩은 로봇 설비 및 자동화 라인 구축을, 데이로텍스는 생산 데이터 수집과 AI 분석 시스템 구축을 담당했다.
최근 K-푸드 수출 증가로 생산량 확대와 품질 균일성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불닭소스 생산공정은 새로운 용기 디자인과 점도가 높은 제품 특성 때문에 자동화가 쉽지 않은 분야로 꼽혀왔다.
식품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라인 일부 공정에 AI와 로봇을 도입했다. 로봇은 빈 용기를 전용 받침대에 올려 정확한 위치로 이송하고 필름 라벨 부착 전후 용기를 분리하거나 재배치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또 포장 단계에서는 소포장 제품을 박스에 담는 작업까지 담당했다.
AI는 생산라인의 온도와 압력, 중량, 로봇 작동 상태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공정 상태를 모니터링했다. 공정 병목 현상이나 충전량 오차, 설비 이상 징후 등을 작업자가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해 생산 현장의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을 맡았다.
실증 결과 하루 생산량은 기존 10톤에서 14.7톤으로 증가했다. 생산성은 47% 향상됐으며 제조원가는 35.5% 절감됐다. 설비 가동 안정성도 개선되면서 생산라인 운영 효율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사례는 AI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 작업을 맡고 현장 판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최종 공정 조정과 의사결정은 작업자와 관리자가 직접 수행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식품 제조업에 특화된 AI 자율제조 표준모델을 고도화하고 K-푸드 산업 전반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오승일 한국식품연구원 안전유통연구단 박사는 "이번 실증은 AI와 로봇이 생산 현장에서 사람의 판단을 지원하며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식품 제조 현장이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 개발을 통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