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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칼럼

페널티킥도 못 넣는 스타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7.20 15:43 수정 2026.07.20 03:43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북중미에서 벌어지고 있는 월드컵 경기가 이제 막판에 들어섰다. 48개국이 참여한 이 경기는 과거와 다르게 훨씬 많은 나라가 참가할 수 있도록 규칙을 변경한 덕분에 우리나라도 좀 쉽게 32강에는 진입할 것이고 한일 월드컵 주최국일 때처럼 4강까지도 넘볼 수 있으리라는 허망한 꿈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의 축구협회가 제대로 운영되고 정상적인 감독 선발이 이뤄졌더라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장기 집권에 따른 비리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가장 허약하다는 남아공과의 대전에서 보여준 한국팀의 경기는 동네 축구만도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엉망이었다. 32강을 바라보는 ‘경우의 수’는 노력하지 않은 팀에게 주는 로또가 아니었다. 최고의 팀이라는 별칭도 무색하게 선수단의 귀국은 각자 뿔뿔이 헤어져 돌아왔다.
스포츠는 늘 이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질 때도 있고 비기기도 한다. 그러나 최선의 노력을 했다는 강한 인상만은 남겨줘야 인정 받는다. 특히 축구는 감독의 인선이 팀의 강약을 결정한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감독을 맡은 히딩크는 지금도 한국인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겨준 인물이다. 그가 취임 후 여러 차례의 평가전을 거치며 패전을 거듭했다. 방앗간 참새들이 그를 비난하는 입방아를 찌었지만 그는 괘의하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훈련 스케줄을 소화해 냈다. 그는 선수들의 기량을 보는 게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체력을 시험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 축구팀은 선수 개인의 기술력을 최고로 쳤다. 그러나 기술은 90분을 계속적으로 뛸 수 있는 힘이 모자라면 아무 것도 아니다. 기초체력의 밑받침이 없으면 기술을 발휘할 기회를 잡기 어렵다.
히딩크가 한국 축구에 남긴 큰 발자국은 잔 기술이 아니라 큰 체력의 양성이었다. 힘을 바탕으로 깐 기술의 보강은 그 뒤 한국 선수들의 외국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세계적 스타의 탄생으로 빛냈다. 이번 월드컵 실패는 전적으로 협회의 독선과 독점욕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국회의 청문회까지 열린다. 회장과 감독 등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손흥민 황회찬 같은 선수까지 참고인 명단에 들어간 것은 선수를 괴롭히는 일이다. 다행히 이를 취소하고 협회의 비리만을 추궁하게 된 것은 진실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청문회를 계기로 그동안 안개 속에 갇혀있던 축구협회의 운영과 회장 선거를 둘러싼 비리나 부정이 모두 공개되어 새로운 체제가 구축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국민의 염원이다.
한편 월드컵 경기에 나올 정도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막상 경기에 나왔을 때 가지는 마음가짐은 가볍지 않을 것이다. 경기에서는 꼭 이기고 싶고 내가 찬 공이 골망을 흔들어 점수를 얻기 바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월드컵에서 한 골이라도 넣을 수 있다면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다. 무명이었던 선수라도 단 한 골에 그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뛴다. 이번 대회에 얼굴이 팔린 유명 선수들은 그동안의 성가를 증명하듯 게임마다 골을 넣었다. 누가 더 넣느냐 경쟁이 붙은 것은 당연하다. 아르헨티나 메시, 프랑스 움바페, 잉글란드 케인, 포르투갈 호날두 등의 이름은 32강 16강 8강까지 이름이 오르내린다. 그런데 한국의 손흥민은 3게임을 치르면서 이렇다 할 역할이 정지되었다. 심지어 선발에서도 빠졌고 게임 도중 교체되었으니 골 넣을 시간이 없었다. 이들 유명 선수들이 페널티킥에선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축구의 신이라는 메시는 두 번이나 실축했고 움바페도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연장전까지 가서도 승부가 안 나면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린다. 한 팀에 다섯 명의 선수가 나선다. 골대의 크기는 가로 7.32m 세로 2.44m다. 골키퍼가 혼자 지키기에는 무척 넓지만 키커에게는 마음의 부담이 크다. 평소 같으면 아무렇게나 차도 들어가는 공이 큰 게임에서는 꼭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헛발질하기 일쑤다. 16강까지 승부차기를 포함하여 59회 시도 중 20회를 실패했다고 하니 성공률이 겨우 66,1%다. 월드컵이 끝나면 이에 대한 기록이 나오겠지만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 게임은 더욱 격렬해지는데 이겨야 된다는 심리적 압박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국민의 기대와 동떨어진 결과를 맛보는 이쉬움만 남겼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지 않도록 새로운 축구협회가 구성되어 허심탄회하게 공정한 집행부 역할을 한다면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임을 확신한다. 그게 페널티킥 골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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