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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첫 시험대 오른 전북자치도의회, ‘거수기’ 오명 벗어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7.20 15:44 수정 2026.07.20 03:44

민선 9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가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다. 기획행정과 농업복지환경, 경제산업건설은 물론 교육위원회에 이르기까지 각 상임위원회가 소관 실·국 및 도교육청으로부터 하반기 주요 사업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예비 심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때문이다. 이번 상임위 활동은 새로 닻을 올린 전북의 양대 지방행정 축인 도정과 교육행정의 정책 방향성을 검증하고, 도민의 소중한 혈세가 적재적소에 짜였는지 가늠하는 첫 번째 시험대다.
도의회는 출범 초기 집행부와 ‘원팀(One-Team)’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도민의 눈높이에서 정책의 허점을 날카롭게 질타하는 의회 본연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도민들이 새롭게 출발한 제13대 전북특별자치도의회를 시선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6.3지방선거 결과 도의회의 절대다수 의석과 요직을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싹쓸이하면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류가 팽배해서다.
집행부인 전북도정은 감시 기관인 도의회가 같은 당 일색으로 짜이다 보니, 이들이 내놓는 정책과 예산에 대해 묵인하고 넘어가는 ‘느슨한 거수기’나 ‘방패막이’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 도의원들이 임기 초반 집행부 관료들과의 온정주의적 밀월 관계에 안주하거나 형식적인 질의로 일관한다면, 일당 독점 체제의 폐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피해자는 결국 도민과 전북의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이다.
특히 이번 상임위 심사에서 의원들이 가장 날카로운 송곳 칼날을 들이대야 할 대목은 사상 처음으로 ‘지방채 발행액 5,000억 원 돌파’라는 무거운 성적표를 안고 상정된 도청과 교육청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다. 정부의 세수 결손 파편과 지방교부세·교부금 감소를 메우기 위해 대규모 빚을 내서 꾸리는 심각한 재정 구조다. 빚더미 위에 세워진 살림살이인 만큼, 각 상임위는 단 한 푼의 예산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철저한 현미경 검증을 단행해야 한다. 전북도정이 치적 쌓기용으로 내세운 선심성 공약 예산이나 불요불급한 전시성 사업, 낭비성 경상 경비가 없는지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중앙정부의 교육재정교부금 축소로 비상이 걸린 도교육청 예산안 역시 마찬가지다. 교육청이 추진 중인 대규모 시설 사업 중 예산 낭비 요인은 없는지, 보여주기식 선심성 교육 복지 예산은 아닌지 송곳처럼 날카롭게 도려내야 한다.
동시에 빚내서 확보한 재원이 정작 폭염과 집중호우, 고물가·고금리 삼중고에 신음하는 민생 현장과 교육 일선에 제대로 스며들도록 예산의 물길을 바로잡아야 한다. 전북의 고질적인 난제인 농어촌 필수의료 공백 해소와 농가 보전 대책은 물론, 최근 전북 교육 현장을 뒤흔든 고교 내 장애학생 성폭력 사건 부실 대응 논란 등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 안전망 구축 예산이 소외되지 않았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행정의 관성적인 예산 편성을 매섭게 질타하고, 위기 상황에 놓인 도민과 학생들을 구제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입법 리더십이 증명돼야 한다. 도의회의 권위와 자존심은 집행부 위에 군림하는 권위주의가 아니라, 집행부를 매섭게 몰아세우는 예리한 논리와 도민을 향한 책임감에서 나온다. 상임위 심사장에서 실·국장들과 교육청 관료들의 답변에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통과시켜 주던 구태의연한 의정 활동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이번 첫 상임위 검증 무대는 제13대 도의회가 4년 동안 도민의 신뢰를 받는 진정한 파수꾼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양대 관료 조직의 거수기라는 오명을 쓸지 결정하는 시금석이다. 도의원 전원은 도민이 부여한 준엄한 권한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도민과 교육 공동체의 실익을 사수하는 강인한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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