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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공공기관 2차 이전, 전북의 사활과 배수진의 무게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7.22 12:51 수정 2026.07.22 12:51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계획 발표가 임박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원택 도지사는 최근 전북 배제나 홀대가 되풀이될 경우 지사직을 걸고 단식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전례 없는 배수진을 치고 나서 전북의 위기감이 얼마나 깊은지를 엿볼 수 있다. 전북의 미래 100년 성장 동력이 이번 공공기관 유치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자체의 수장이 직을 걸고 배수진을 친 만큼, 이제 전북은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양보할 여지도 없다.
그동안 전북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국책사업이나 자원 배분 과정에서 번번이 '전북 소외·홀대론'의 단골 피해자가 되어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제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만 보더라도 전북은 타 시·도에 비해 규모나 파급효과 면에서 알짜배기 기관을 제대로 선점하지 못했다는 짙은 아쉬움과 소외감을 안고 살아야 했다.
최근에는 첨단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등 미래 핵심 먹거리 산업 유치전에서도 타 지역에 밀려 고배를 마셨던 아픈 기억이 생생하다. 이러한 실패와 소외의 역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번 2차 공공기관 이전마저 부산이나 광주 등 기득권을 쥔 거대 지자체의 논리에 밀려 전북이 또다시 들러리로 전락한다면, 전북의 지역 소멸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 지사의 단식 결의를 단순한 정치적 모습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벼랑 끝에 선 도민의 절박함과 분노를 오롯이 담고 있다.
그러나 행정 수장의 강력한 정치적 결기와 의지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중앙정부를 압도할 수 있는 '정교하고 탄탄한 당위성 논리'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북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 온 농생명·바이오 기반 기관과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 특화 기관 유치는 결코 지역 이기주의나 나눠 먹기식 요구가 아니다. 전북혁신도시가 이미 구축해 놓은 국민연금공단 등의 자산운용 생태계와 농생명 연구 인프라와 결합할 때, 국가 전반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최적의 대안이라는 점을 정부에 강력히 각인시켜야 한다.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고전적인 명분에 '지역별 특화 발전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실리적 명분을 더해야 한다. 정부가 전북을 배제할 명분 자체를 찾지 못하도록 꼼꼼한 논리로 무장해야 한다. 다만, 전북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상황에서 정파적 이해득실이나 지역 내 소지역주의에 갇혀 갈등을 빚어서는 안 된다. 도민 사회 전체가 단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강력한 원팀 공조 체계'를 가동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역 정치권은 중앙 무대에서 입법적·정치적 지원사격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도민 사회는 강력한 여론의 방패가 되어 주어야 한다. 정부 역시 전북이 던진 이 절박한 배수진의 무게를 결코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현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입이 닳도록 강조해 온 '진정한 지방시대'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국정 목표가 진심이라면, 낙후와 소외의 악순환에 시달리며 소멸의 길을 걷고 있는 전북의 처절한 외침에 이제는 전향적이고 실질적인 응답을 내놓아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히 건물을 옮기고 직원을 이동시키는 행정 절차가 아니다. 무너져가는 지방의 심폐소생술이자 국가의 미래를 가름하는 고도의 정치적·사회적 결단이다. 도는 정부의 발표 당일까지 단 한 치의 방심도 없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도민이 납득할 수 없는 '전북 패싱' 결과가 나올 경우 감당해야 할 정권 차원의 부담이 얼마나 클지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도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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