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나마타타 - 김일형
아프리카 최대 빈민가 케냐 나이로비의 키베라
쓰레기를 주워다 팔아도 신에게 매달려도 흙먼지에 가려진 눈동자들
학교란 신화 속 꿈같은 이야기
형 조셉의 직업은 쓰레기 산을 뒤지는 일
깨진 병에 속살 붉게 드러나도 흙가루로 덮는다
동생 찰스의 꿈은 테니스 선수
연습을 끝내고 매일 밤 일기를 쓰는데
따스한 눈빛으로 지켜보던 형이
동생의 일기장을 손가락으로 쓰다듬기를 반복한다
아프리카 케냐의 초원
호수가 보이는 넓은 들판이 붉게 물들어 가는 시간
형제가 개미집 앞에 쪼그리고 앉아 쓰레기를 줍던 손으로
끊임없이 드나드는 개미를 주워 먹는다
-아, 새콤달콤한 이 맛!
하얀 이를 드러내 보이며 노을이 불타오르는 케냐의
들판에서 외쳤다
-하쿠나마타타
아프리카 대초원이 응답했다
-하쿠나마타타
*하쿠나마타타 : 스와힐리어로,‘문제가 없다’‘걱정이 없다’는 말이고‘모든 것이 다 잘 될 거야’라는 뜻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 정성수의 시 감상 □
시「하쿠나마타타」는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의 빈민가 키베라에 사는 형제의 삶을 통해 가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의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 속 형 조셉은 쓰레기 산을 뒤지며 생계를 이어가고, 동생 찰스는 학교에 가고 싶다는 꿈을 품고 살아간다. 깨진 병에 다쳐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현실은 그들의 삶이 얼마나 척박한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시는 가난의 비참함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특히 형이 동생의 일기장을 손가락으로 쓰다듬는 장면에서는 동생의 꿈을 지켜주고 싶은 형의 깊은 사랑과 희생정신이 느껴져 큰 감동을 준다. 또한, 개미를 주워 먹으며“새콤달콤한 이 맛!”이라고 외치는 모습은 부족한 환경 속에서도 웃음과 기쁨을 발견하는 형제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제목이자 후렴처럼 반복되는“하쿠나마타타”는‘걱정하지 마, 문제없다’라는 뜻으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의 자세를 상징한다.
시는 물질적 풍요보다 더 소중한 가족애와 꿈,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읽고 나면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역경 속에서도 삶을 사랑하는 인간의 강인한 정신을 깊이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