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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전북 소상공인의 ‘폐업 도미노’를 막아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7.26 10:30 수정 2026.07.26 10:30

고금리와 고물가, 교유가, 그리고 내수 침체라는 사중고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 과정에 전북지역 내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더 심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지나면 경기가 다소 회복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지만, 빚으로 버텨온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더한 절망이다. 전주 서부신시가지와 객리단길, 익산 영등동, 군산 수송동 등 도내 핵심 상권마저 ‘임대 구함’ 스티커가 다닥다닥 붙은 빈 점포들이 즐비하다. 골목상권이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다. 소상공인 ‘폐업 도미노’를 막기 위한 ‘민생 금융 방파제’ 구축이 필요하다.
국세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 폐업 사업자 수는 3만 1,136명에 달한다. 이는 최근 5년을 볼 때 최고치다. 특히 소상공인 밀집 업종인 음식업 폐업률이 15.1%까지 치솟으며 지역 상권의 붕괴가 임계점에 달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북신용보증재단이 소상공인의 대출을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율은 2021년 2.26%에서 지난해 말 6.48%까지 급등했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대위변제 금액 역시 2023년 559억 원에서 지난해 862억 원으로 가파르게 치솟아 공적 보증기관의 재정 건전성까지 위협받는 실정이다. 매출은 토막 났는데 임대료와 고정비는 올랐고, 코로나19 시기부터 이어져 온 정책자금 원금 상환 유예 조치마저 시한을 다해가고 있다. 올 하반기는 한계에 부딪힌 소상공인들이 무더기로 문을 닫는 ‘잔혹한 계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은 소상공인 대책들이 과연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었는지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한다.
저금리 대출 전환이나 소액 추가 대출 위주의 미봉책은 당장의 불은 껐을지언정, 결과적으로 소상공인들을 더 깊은 ‘빚의 늪’에 가두는 역효과를 낳았다. 지금 소상공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빚이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채무의 고리를 끊어주는 과감한 ‘채무 조정’과 소비가 돌게 하는 ‘내수 진작’이다. 획일적이고 관성적인 행정 편의주의적 지원책으로는 이 미증유의 민생 위기를 절대 돌파할 수 없다.
전북자치도는 선제적으로 ‘소상공인 종합 특별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연체가 본격화되기 전, 회생 가능성 여부 등을 고려해 맞춤형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기 위한 ‘안전한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 정부의 부실 차단 가이드라인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다. 지자체 주도의 ‘폐업 및 전업 지원 기금’을 대폭 확대해 점포 철거비를 실현화하고, 신속하게 재취업이나 유망 업종으로 전환하도록 실질적인 생계 자금을 연계하는 정교한 패키지 지원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정부의 예산 지원 축소 기조와 상관없이, 전북도와 14개 시·군은 자체 예산을 쪼개서라도 지역화폐의 발행 규모를 확대하고 할인율을 높여야 한다. 지역화폐는 대형 유통망으로의 자금 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를 강제하는 가장 확실한 골목상권 보호막임이 이미 증명되었다. 여름 휴가철과 다가올 추석 대목을 겨냥해 지역화폐와 연계한 대대적인 소상공인 제품 소비 촉진 캠페인을 전개하고, 공공기관의 소모품 구매 등 인위적인 수요 창출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소상공인의 몰락은 곧 지방 자치단체의 파산이자 지역 소멸의 직행열차다.
대규모 개발과 대기업 유치와 별도로, 지금 피눈물을 흘리는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행정을 펼치고자 한다면, 민생 경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이 쓰러지고 난 뒤의 사후 약방문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더 늦기 전에 골목상권을 살리고 자영업자들을 보호할 강력하고 촘촘한 금융 방파제를 쌓아 올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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