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이후 예고된 보호무역 강화 기조가 현실화되면서, 자동차 산업 의존도가 높은 전북특별자치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미국 정부가 5월 초부터 수입산 자동차 및 핵심 부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자, 전북도는 수출 충격 최소화를 위한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달 2일부터 도내 자동차 부품기업에 대한 릴레이 현장 방문에 돌입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있다.
첫 방문지로는 정읍에 위치한 전장부품 전문기업 ‘아진전자부품’이 선정됐으며, 이 자리에서는 트럼프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예상되는 피해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도에 따르면, 현재 전북 내에는 미국으로 부품을 수출하는 기업이 총 29개사에 이르며, 연간 수출 규모는 약 9,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들 기업의 주요 수출 품목은 엔진, 파워트레인, 전자부품 등으로,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 대부분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관세 조치가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기업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이미 미국 현지 거래처로부터 ‘가격 재협상’이나 ‘납품 지연’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감소는 생산량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곧 지역 내 고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전북도는 관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대미 수출 감소에 대비해 동남아·유럽 등 신규 판로 개척을 위한 수출 상담회 및 전시회 참가 지원을 강화하고, R&D 예산을 확대해 부품 기술력 향상과 제품 다변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가 4월 중 발표 예정인 ‘자동차산업 비상대책 방안’과의 연계를 통해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 자원을 최대한 끌어올 계획이다.
신원식 전북도 미래첨단산업국장은 “무역 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역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북도의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여전하다.
무엇보다 문제의 본질은 ‘통상 정책’이라는 국가 간 협상 이슈에 있는데, 지방정부 차원의 대응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해외 판로 다변화나 R&D 확대는 중장기적 성과가 필요한 과제로, 단기적으로는 실질적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중소 부품기업들의 경우, 개별 대응 역량이 크지 않아 실제로 전북도의 지원 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될지도 의문이다.
일부 기업 관계자는 “지금 당장 필요한 건 현장 맞춤형 금융 지원과 기존 거래선 유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라며 “중앙정부와 보다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이슈는 전북도가 ‘자동차 산업 중심 지역’으로서 어떤 위기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시험하는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단순한 ‘현장 방문’과 ‘의견 청취’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대응책 마련과 중앙정부와의 협력 확대 없이는 이 위기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송효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