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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칼럼

칼럼-5월 감사의 의미 만들기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5.05.20 16:44 수정 2025.05.20 04:44


오서영
전라매일 편집위원장
전주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시낭송 전담 교수

‘감사의 계절’이라 불리는 오월이다. 연둣빛 나뭇잎이 생명을 증명하듯 반짝이고, 거리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진다.
오월은 그 어느 달보다 특별하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이 차례로 이어지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고마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린이에게는 꿈을, 부모님께는 존경을, 스승님께는 감사의 마음을.

어린이날은 우리에게 미래의 희망을 품게 하는 날이다. 어린이 한 명 한 명의 웃음이 우리 사회의 건강함을 말해 준다.
이 날은 단지 선물과 놀이의 날이 아니라, 어린이는 자라나는 존재이며, 그 가능성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깊은 사회적 약속이 깃든 날이다.
이어 어버이날이 오면 우리는 어느새 마음을 다잡는다. 무심코 지나온 시간 속에서 부모의 사랑은 말없이 쌓이고, 희생은 당연한 듯 흘러왔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다시 돌아보면, 그 모든 시간은 누군가의 온전한 헌신으로 채워진 기적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우리는 가르침의 무게를 생각한다.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말, 방향을 잡아 주는 손길,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 준 마음.
모든 배움의 시작에는 그런 ‘사람’이 있었고, 그 흔적은 지금의 우리를 이루는 조각이 되었다.
감사란 마음의 빛을 밝혀 주는 등불이 된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돌아가고, 효율성과 성과, 경쟁과 속도의 언어가 일상 속 깊숙이 들어왔다.
하지만 오월만큼은 우리 마음의 속도를 조금 늦춰야 한다. 감사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나를 위한 위로이자 회복의 시작이기도 하다.
감사하다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현재에 집중하게 되고, 타인의 존재를 따뜻하게 바라보게 된다.
그것은 관계의 회복이며, 일상의 온도를 채워 주는 작은 기적이다. 말 한마디, 손편지 한 장, 혹은 조용한 눈빛 하나에도 감사는 충분히 담긴다.
감사하는 마음도 연습이 필요하다. 감사는 특별한 날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오월은 그런 감사의 마음을 ‘연습’하고 ‘되새기기’에 더없이 좋은 달이다.
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서 누군가의 존재가 당연하지 않음을 기억하고, 때로는 먼저 말 건네는 용기를 내보내는 것.
그것이 오월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표현해 보자. 아이에게 “네가 있어 행복하다고”, 부모님께는 “사랑합니다”라고, 스승에게는 “그때 고마웠습니다”라고.
그 짧은 말들이 쌓일 때, 우리의 삶은 더 단단하고 따뜻해질 것이다.
필자는 어버이날을 의미하며 ‘엄마’라는 시를 써본다.

엄마
조용히 내 이름을 부르던 사람,
숨결보다 먼저 마음이 닿던 사람.

비 오는 날엔 우산이 되고,
눈 오는 날엔 장갑이 되어
나는 한 번도 춥지 않았다.

세상은 크고 낯설었지만
당신의 품 안에선
모든 것이 작고 따뜻했다.

말없이 등을 돌려
힘든 짐을 대신 지던 그날들을
나는 너무 늦게야
사랑이라 불렀다.

주름진 손, 굽은 어깨
이제야 보이는 것들이
모두 당신이었다.

엄마,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나에게 당신의 이름은
늘 기도이고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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