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山의 돌탑으로
이만 저만치 거리 가늠할라치면
아 갈증 속에
비 내려 그 곳 궁금한 날
빗물이 너와 나 사이를 메울까
꿈속의 현실에서
마음을 보듬으면 시나브로
그리운 세상은 바다 되고
너는 작은 섬
나도 작은 섬이지
어쩌면 없는 틈새를 바다가 메우랴
파도는 철썩여
생을 치고 멸을 치고
나는 건너 섬에 새를 날리고
□ 정성수의 詩 감상 □
시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간절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시인은 돌탑으로 거리를 가늠하고, 비가 내리면 빗물이 틈새를 메울까? 상상한다. 현실의 바다가 너무 깊고 넓어서 틈새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파도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시인은 건너 섬에 새를 날려서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또한 돌탑, 빗물, 바다, 파도, 새 등의 이미지를 통해 사랑하는 이와 거리감과 소통의 어려움을 묘사한다. 시인은 ‘꿈속의 현실에서 마음을 보듬으면 시나브로’라 한다. 시나브로는 신화 속에 나오는 환상의 섬이다. 이는 시인이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상상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너는 작은 섬 나도 작은 섬이지’라고 말하며, 두 사람이 서로에게 중요하지만 드넓은 세상에 비하면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표현한다.
시는 감정적인 어조와 비유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강렬하고 아름다운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