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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군정

이재명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첫 기자회견

송효철 기자 입력 2025.07.03 17:31 수정 2025.07.03 05:31

비출입기자·지방언론에도 질문 기회
일문일답 사전조율 없이 타운홀 미팅 형식
검찰개혁·경제·외교‧민생 직접 설명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청와대 영빈관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고 30일간의 국정운영 평가와 향후 과제에 대해 국민 앞에 직접 설명했다.

기존 대통령들이 대체로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기자회견을 열어온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시도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은 사전 질문 조율 없이 명함 추첨을 통해 질문자를 선정하고, 비출입기자·지방언론 기자에게도 골고루 기회를 제공하는 등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돼 대통령의 소통 의지를 부각했다.

약 120분간 진행된 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추경 편성, 외교 현안, 대북 정책, 여대야소 국면, 감사원 개편 등 전방위적 이슈에 대해 답했다.

처음 질문부터 대통령의 주도적인 발언으로 채워지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대통령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정책 철학을 드러낸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주목을 받은 대목은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다. 이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 “이제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문제”라며 국회의 입법적 결단을 촉구했다.

사실상 여당이 과반을 넘는 상황에서 정치적 책임을 국회로 분산하는 한편, 향후 입법 강행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입법을 촉진하려는 시도는 이해되지만,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검찰의 권한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형사사법체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개편이므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외교 현안과 관련해서는 미국과의 자동차 부품 관세 협상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7월 8일까지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다”며 협상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협상 내용이 공개되기 어려운 민감한 사안임을 강조하면서도, 실무선에서 교섭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또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갈등은 갈등대로, 협력은 협력대로”라는 실용주의 접근을 강조하며, 셔틀외교 복원을 포함한 다층적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한 접근을 거듭 강조했다. “전면적 단절은 바보 같은 짓”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반응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는 발언은 사전에 북한과의 물밑 소통 없이 중단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정치 현안과 관련해서는 여대야소 국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 역시 국민의 선택”이라며, 민주주의의 본질인 책임 정치의 원칙을 강조했다.

다만 “잘못하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는 언급에서 여당의 독주 우려에 대해 겸허한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회견에서는 감사원의 기능 개편과 국회 이관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감사원도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는 기관으로서 국회가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이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여야 관계는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총리 인준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국회 다수당이 책임 있게 국정을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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