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5일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는 하루 동안 중앙당 총력 지원, 핵심 공약 발표, 여론조사 반전, 언론 유착 의혹 제기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지며 선거전의 흐름을 뒤흔들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평가받아온 전북이 이번 선거에서는 예상 밖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전국 정치권의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날은 민주당이 사실상 전북에 총집결하며 ‘텃밭 사수’에 나선 날이었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는 오전 정읍에서 현장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고 오후에는 전주 집중 유세까지 이어가며 이원택 후보 지원에 나섰다.
정 대표는 정읍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한다면 이원택 후보를 도지사로 선택해 달라”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전북도지사가 함께 가야 전북 발전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주 전북대 구정문 앞 집중유세에서도 같은 메시지를 반복했다.
그는 새만금 개발과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원 투자 계획을 거론하며 “전북 발전에는 예산과 법이 필요하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힘은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통령과 국회의원, 도지사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한다”며 이른바 ‘원팀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후보 역시 이날 군산에서 미래산업 중심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핵심 공약인 ‘전북성장공사’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새만금과 군산을 미래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전북성장공사는 피지컬AI와 RE100, 데이터센터, 농생명 바이오 등을 연결하는 산업투자 플랫폼 개념이다.
이 후보는 “대기업 유치 숫자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자리와 체감 가능한 변화가 중요하다”며 “군산을 기업이 모이고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날 밤 공개된 여론조사는 선거 판세를 다시 흔드는 변수로 등장했다.
새전북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관영 후보는 47.3%를 기록해 이원택 후보(38.7%)를 8.6%포인트 차로 앞섰다. 표본오차 범위(±3.1%포인트)를 벗어난 첫 조사 결과였다. 앞서 두 후보는 계속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여왔다.
같은 조사에서는 후보 선택 기준으로 ‘정당’보다 ‘후보 개인’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이 44.8%로 나타나 정당 프리미엄보다 개인 경쟁력이 변수로 떠오른 점도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 측은 최근 흐름을 민주당 공천 과정에 대한 반발 민심으로 해석했다.
김 후보는 방송 인터뷰에서 “민주당 자체에 대한 거부라기보다 공천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도민들이 인물 경쟁력과 지난 성과를 직접 판단하겠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발표 직후 곧바로 새로운 논란도 터졌다.
이원택 후보 선대위는 김 후보 측 핵심 인사가 신문 공개 이전 여론조사 결과가 담긴 1면 화면을 확보해 단체대화방에 공유했다며 언론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 측은 “공개 전 신문 지면이 어떻게 캠프 관계자에게 전달됐는지 해명이 필요하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김 후보 측은 이를 정치적 공세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 선대위는 민주당 전북도당이 일부 당원 징계 절차를 추진한 것과 관련해서도 “전북에만 적용되는 선택적 잣대”라며 “무소속 후보를 고립시키려는 정치적 압박”이라고 맞섰다.
이날 현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도 연출됐다.
전주 전북대 구정문 유세 현장에서는 정청래 대표 연설 도중 일부 시위대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돌발 행동을 벌여 경찰이 현장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 측은 선거 방해 행위라며 엄정 대응을 촉구했다.
이모저모를 종합하면 이날 전북 정치권은 단순한 지방선거 유세를 넘어 중앙정치와 지역정치, 정당 대결과 인물 경쟁, 정책과 공방이 한꺼번에 충돌한 하루였다.
특히 민주당이 총력 지원에 나선 가운데 무소속 후보가 상승세를 보이는 흐름은 전북 정치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남은 선거기간 동안 부동층보다 지지층 결집이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면서 전북지사 선거는 마지막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송효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