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이 해외 노쇼 사기 조직의 범행을 돕기 위해 국내 전화번호로 발신번호를 바꿔주는 대규모 불법 중계기 조직을 적발했다.
전북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법 중계기 관리책 4명을 검거해 전원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전북지역 원룸 4곳을 임대한 뒤 휴대전화 303대와 유심 1,969개, 라우터 8대 등을 설치해 불법 중계기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법 중계기는 해외에 있는 사기 조직이 전화를 걸 경우 이를 국내 이동통신 번호로 변작해 수신자가 일반 휴대전화 번호로 착각하도록 만드는 장비다. 최근 공공기관이나 군부대, 대기업 등을 사칭한 이른바 '노쇼(No-show) 사기'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경찰은 원룸 밀집지역에서 불법 중계기가 운영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에 착수해 전북지역 원룸 4곳을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관리책들을 현장에서 검거하고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와 유심 등을 전량 압수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주거지에서 휴대전화를 작동시키고 유심칩만 교체해주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범죄조직의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재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노쇼 사기 5건, 피해액 약 1억4천만원 규모의 범행이 이들이 관리한 중계기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라도 중계기를 거치면 국내 휴대전화 번호인 '010'으로 표시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군부대, 대기업 명의로 대량 주문을 요청하거나 선입금·대납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기관 대표번호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금전 송금을 요구하면 즉시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중계기 관리는 단순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피싱 범죄조직의 핵심 범행을 돕는 중대한 범죄"라며 "단순 가담자라도 엄정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송효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