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참패 후폭풍에 휩싸이며 지도체제 개편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공개 요구하고 의원총회 소집을 촉구하면서 책임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25명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도부에 돌리며 장 대표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보수는 늘 책임을 중시해 왔다”며 “장 대표가 진정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한다면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성명은 지방선거 이후 당내에서 제기돼 온 지도부 책임론이 공개적인 행동으로 표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면서 당 쇄신과 지도체제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초·재선 의원들은 장 대표가 최근 주장한 ‘전국 단위 재선거’ 필요성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언급하면서 “참정권 침해 문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지만 이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일부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된 것은 분명한 문제지만 이를 지도부 체제 연장의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책임을 져야 할 지도부가 오히려 선거 논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장 대표는 그동안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거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사퇴 요구에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초·재선 의원들은 참정권 침해 문제 해결과 지도부 책임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하며 즉각적인 거취 결단을 촉구했다.
당내 갈등은 의원총회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도 이어지고 있다.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장 대표 퇴진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를 다음 주 화요일까지 소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개최 여부와 구체적인 일정을 검토한 뒤 오는 일요일까지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열릴 의원총회가 국민의힘 지도체제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 대표가 사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책임론과 쇄신론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거취를 정리할 경우 조기 전당대회 또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시작된 당내 책임 공방이 지도부 거취 문제로 확산되면서 국민의힘이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당 안팎에서는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함께 향후 보수 진영 재건을 위한 쇄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