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가 대통령 배우자 시절 각종 청탁과 함께 약 3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항소심 재판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특검은 1심에서 선고된 징역 7년을 그대로 유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반면 김 씨 측은 금품과 청탁 사이의 대가성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법은 9일 김 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특검은 김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형량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1심에서는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으며, 재판부는 지난 6월 징역 7년과 6480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이우환 화백 그림과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금거북이 등도 몰수 대상으로 판단했다.
1심이 인정한 금품은 여러 경로에 걸쳐 있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것을 비롯해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티파니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 등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서는 215만원 상당의 금거북이와 50만원 상당의 세한도 복제품을,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에게서는 3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은 혐의도 유죄로 판단됐다. 최재영 목사로부터 디올 가방과 주류·서적 등 530만원 상당을 받은 부분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항소심에서도 최대 쟁점은 이들 금품이 단순한 선물인지, 대통령 배우자의 영향력을 기대한 청탁의 대가인지 여부다. 특검은 금품 제공자들이 공직 인사와 사업 지원, 공천 등 각각 해결해야 할 현안이 있던 시점에 고가 물품을 전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씨 측은 대가성을 전면 부인했다. 이 전 위원장의 금거북이는 김 씨가 먼저 건넨 선물에 대한 답례 성격이고, 김 전 검사의 그림 역시 청탁 대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 씨가 건넨 명품 시계도 구매대행을 통해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선 공판에서는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면서도 1심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김 씨가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에서 반복적으로 고가 금품을 받은 점과 제공자들의 청탁 정황을 종합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공적 의사결정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는 점을 무겁게 봤다.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이 인정한 금품과 청탁 사이의 대가관계를 그대로 인정할지, 김 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판단이나 형량을 달리할지가 향후 선고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